병사들은 제사장들이 조롱하던 것을 따라서 기다리기 지루하던 참에...
...한 병사가 중간에 있는 십자가로 가서 꾸벅 절하며 빈정거렸다.

"왕이시라면, 자신을 구원하소서."

"그리고 우리도 구원해 봐라!"

이 성난 음성, 절망스러운 소리는 지루해서 희롱하는 병사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야곱의 목소리였다.
지금 그는 자기처럼 무력한 그 죄수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린 것이다.

야곱의 성난 고함이 다윗의 신경을 건드렸다.
평온한 얼굴을 한 이 사람은 죄가 없다.
어떻게 야곱은 자신을 예수와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폐가 터질 듯 숨이 차고 목이 메어 왔지만 다윗은 야곱을 향해 외쳤다.

"당신은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소? 같은 선고를 받고서도?
당신과 나는 행한 일에 합당한 벌을 받고 있소.
우리가 죽음을 자초한 거요. 그러나 이 사람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의 말이 허공을 갈랐다...

'이분은 그의 말대로 왕임에 틀림없어.'
숨을 모아 다시 소리를 낸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다윗은 그의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나직이 속삭였다.

"예수여, 나를 기억하소서......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예수는 마치 그의 그러한 간청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대답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을 때, 다윗은 '난 죽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어둠이 그의 눈 속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하늘이 점점 캄캄해지고 있었다. 태양이 사라졌다.
군중은 잠잠해졌고 병사들조차 말을 잃었다.

숨쉬기조차 힘든 죽음의 고통스런 경련이 다윗의 상처들을 찢어 놓고 있었지만,
다윗은 그가 예수께 말한 마지막 몇 마디와 예수께서 들려주신 그 약속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예수께서 어떻게든 자기를 구원해 주실 수 있다는 믿음에 기뻐 소리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어떻게 예수께서 그를 구원하실 수 있을까?
분명히 예수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라고 약속했다.

'그의 왕국은 저세상임에 틀림없다.'

예수께서는 죽음이 임박할 때 오는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외치지는 않았으나, 밑에서 울고 서 있는 한 여인과 
그 여인을 부축한 그의 제자로 보이는 남자에게 몇 마디 말씀을 하셨다.
그런 다음 그는 다윗이 알아들을 수 없는 몇 마디 말을 부르짖었다.
병사들이 달려와 해융을 그의 입에 갖다 댔다.
그런 후 그는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그리고 그의 몸은 못박혀 고정된 곳에 걸려 힘없이 축 늘어졌다.
어둠이 더욱 짙어졌고......
땅이 흔들렸으며......
군중들은 도망쳤다.

다윗 혼자 남았다. 철저히 혼자였다. 예수는 죽으셨다.
이 끝없는 죽음 속에서 그가 붙들고 있는 것은,
예수께서 가신 그곳에 자기도 갈 것이라는 그 약속이었다.

다시 많은 사람들과 군인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제사장들은 이들의 시체가 해가 지기 전에 치워지기를 원했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이들의 다리를 꺾어 빨리 죽게 만들라고 요구했다.
다윗은 인간들이 서로를 얼마나 잔인하게 대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잔인성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 오직 한 사람 있는데,
그는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다윗은 한 병사가 큰 쇠도끼로 야곱의 정강이를 세차게 내려치는 것을 보았다.
야곱은 아무런 비명도 지르지 않았고, 죽어가는 짐승처럼 꿈틀했을 뿐이다.

그 병사는 만족스러운 듯 돌아서서 다윗을 향해 걸어왔다.

이제 그는 어떻게 죽어야 되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예수의 마지막 말씀을 들었던 것이다.

"예수여, 내 영혼을 당신 손에 부탁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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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옮겨 적으면서 참으로 은혜가 됩니다..